입영통지서를 받고 육군 훈련소 입소식을 마치면 훈련병으로서 대한민국과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한 군인으로서의 기본 자질과 정신을 갖추기 위해 훈련소에서의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훈련소에서는 자대에 배치받아 자신의 임무와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기초 체력과 기본 소양을 기르는 교육과 훈련을 하게 됩니다.
나중에 자대에 배치받아 생활하거나 전역 후에 훈련소를 돌이켜보면 아련한 추억이 될 뿐이지만 자유로운 사회생활을 하던 일반인이 통제와 단체생활을 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육군 훈련소 현역을 기준으로 5주간 진행되는 육군 훈련소의 훈련 일정과 주요 훈련인 사격 훈련, 수류탄 훈련과 화생방 훈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육군 훈련소 입소 필수 준비물부터 입영심사대 가는방법 이거면 정리끝
육군 훈련소에는 현역과 보충역이 모두 훈련받는 곳입니다.
우선 현역으로 선정된 훈련병들이 5주간 훈련받는 일정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본적인 주차 간의 훈련 내용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1~2주 차 훈련 일정을 자가 격리 기간으로 진행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제외하더라도 기본적인 일정은 같습니다.
육군 훈련소 5주간의 현역병 훈련 일정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육군 훈련소에 현역으로 입소하는 모든 장병들은 5주간의 교육을 진행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1 ~ 2주 차 교육의 경우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같이 훈련받는 훈련병들의 최소한의 접촉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화 교육: 동화교육 기간에는 입영 행사를 시작으로 훈련소 및 자대에서 사용하게 될 개인물품을 지급받습니다.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맞는 전투복, 전투화, 속옷, 체육복과 각종 생활필수품을 지급받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키, 몸무게와 같은 신체검사와 개인별 질환이나 특이 체질에 대한 정밀 검사를 통해 훈련소 및 자대에서의 훈련과 군대 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특기 적성 검사를 실행하여 특기병으로서의 특수 임무 수행에 대한 여부도 파악하게 됩니다. 3일간 시행되는 동화교육 기간에는 특별한 훈련은 없지만 사회와는 다른 통제받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시작으로 조금씩 군대 생활에 대해 눈을 뜨게 됩니다.
1 ~2 주차: 동화교육 기간에 신체검사, 특기 적성검사를 끝내고 훈련에 필요한 물품들을 다 수령하면 본격적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군인의 정신과 체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 시작됩니다. 우선 군인에게는 자신의 몸과도 같은 개인화기를 지급받는 총기 수여식으로 훈련이 시작됩니다. 총기 수여식과 입소식이 종료되면 본격적으로 군인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정신 무장을 위한 정신전력 교육이 시작됩니다. 우리가 왜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교육하고, 앞으로 어떠한 자세로 교육에 임하고 군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교육받게 됩니다. 정신교육과 병행하여 제식훈련이 진행됩니다. 제식 훈련이라 함은 군인으로서의 기본적인 걸음걸이, 경례 요령, 군대 예절을 익히는 훈련입니다. 군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자세기 때문에 몸에 익을 때까지 반복하여 실행하며,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면 나만 따라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이 틀리면 모두가 다시 해야 하는 훈련으로 집중해서 참여해야 내 전우에게 피해가 가지 않습니다.
3 ~ 5 주차: 3주 차가 되면 본격적으로 군인으로서 필요한 훈련을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이때부터 PX 이용 및 전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종교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군인으로서 실제 전투에 사용할 훈련들은 3~5주 차에 받게 됩니다.
개인 화기를 다루는 소총 조작 및 관리 훈련부터 훈련 중에서 가장 집중력이 요구되고 위험한 훈련인 사격술/사격 훈련과 수류탄 훈련이 진행됩니다. 한순간의 실수로 나의 목숨뿐만 아니라 내 전우의 목숨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사격과 수류탄 훈련은 매우 높은 집중력과 주의가 필요하여 훈련 기간 중 가장 높은 군기가 필요해 조금 힘든 하루가 됩니다.
그리고 모든 현역 장병과 전역자들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훈련인 화생방 훈련도 이때 진행됩니다.
모든 전투 훈련이 완료되면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훈련이 완전군장 행군입니다. 완전군장 행군은 훈련소 외곽으로 훈련이 진행되어 오랜만에 외부 민가와 사람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행군은 항상 비교적 앞쪽에서 진행하는 것이 보다 수월하게 훈련에 임할 수 있습니다.
사격훈련은 일반인은 쉽게 할 수 없는 훈련입니다. 실내 사격장이나 외국에 나가면 해볼 수 있겠지만 전투에 활용되는 소총과 타깃은 군대가 아니면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육군 훈련소에서 사격 훈련은 3~5주 차 교육에 진행됩니다.
우선 사격 훈련을 위한 사격술 훈련과, 영점 사격훈련 후 기록 사격을 하게 됩니다.
사격술 훈련: 사격을 위한 올바른 자세, 조준 법, 격발 훈련 및 사격 시 주의사항을 교육하는 훈련입니다. 실탄을 사용하는 사격 훈련의 나의 안전뿐만 아니라 같이 훈련하는 훈련병들의 안전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실탄을 활용한 사격 훈련 전 반복하여 사격술 훈련을 합니다.
사격 방법은 엎드려 쏘기, 앉아 쏘기와 서서 쏘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투 상황과 지형에 따라 가장 안정적인 자세로 사격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하여 훈련소에서 이 세 가지에 대한 훈련이 진행됩니다.
이 훈련이 피나고, 알 배기고 이 갈리는 훈련이라 하여 통칭 PRI(Preliminary Rifle Instruction)라고 부르는 사격술 예비 훈련입니다.
요즘에는 이 훈련이 체력을 너무 낭비하여 실탄 사격에서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할 수 있다고 하여 체력적으로 너무 심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영점 사격 훈련: 영점 사격 훈련은 지급받는 소총의 영점을 잡는 훈련입니다.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소총을 지급받으면 자신의 견착과 조준점에 맞게 영점을 잡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대에 배치받아 군생활 동안 사용할 소총을 지급받은 다음에도 영점 사격 훈련을 다시 하게 됩니다.
※영점 사격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견착의 일관성과 호흡을 잘 가다듬는 것입니다.
기록 사격 훈련: 영점 사격 훈련을 통하여 내 영점을 맞춘 다음에는 실제 과녁에 사격하는 기록 사격 훈련을 진행합니다. 총 20발의 실탄을 100m, 200m, 250m의 과녁에 맞추는 훈련입니다. 영점을 잘 맞췄다면 기록 사격 훈련도 쉽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만발입니다. 만발을 한 경우 쉬는 시간을 활용하여 집에 전화를 걸 수도 있는 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왕이면 모든 과녁을 다 맞혀 전화 한 통화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안경을 쓰시는 분들은 견착 시 안경이 총에 닿아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안경을 쓰지 않으면 250m의 과녁이 잘 보이지 않아 맞추기가 힘듭니다.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 훈련에 조금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사격 훈련이 끝나면 이번에는 '수류탄 투척 훈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류탄 투척 훈련은 수류탄의 특성과 제원을 숙지하고 사용요령을 숙달하여 개인화기 사용이 힘든 전투에서 적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기 위하여 실시하게 됩니다.
수류탄 훈련은 한순간의 실수로 많은 인명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훈련으로 실제로 지난 2014~2015년에 발생한 훈련소에서의 수류탄 사고로 인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3년이 넘게 실 수류탄 투척 훈련이 이뤄지지 않고 모형 수류탄과 연습용 수류탄으로 훈련이 이뤄졌습니다.
2019년부터 다시 실 수류탄 투척 훈련이 재개되었지만 모든 훈련병들이 실 수류탄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연습 훈련에서 좋은 훈련 성과를 보여준 훈련병에 한하여 실제 수류탄을 투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육군 훈련소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을 위해서는 약 6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별도의 훈련장으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완전 군장을 한 상태에서 이동을 해야 해서 이동하면서도 고되지만 워낙 위험한 훈련이기 때문에 이 훈련장에서는 조금은 온화해진 조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연습이 끝나면 연습용 수류탄으로 투척 연습을 진행하게 됩니다.
연습용 수류탄은 파란색의 수류탄 모형으로 안전핀 제거를 실제로 연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폭발하지 않고 연기만 나오게 됩니다. 이 연습 훈련 중 우수한 성과를 보여준 훈련병에 한하여 실 수류탄을 투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됩니다.
실 수류탄을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수류탄을 정확한 위치에 잘 던지고 싶지만 생각보다 실 수류탄은 묵직하고 내가 원하는 거리만큼 잘 나가지 않습니다.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했더라도 안전하게 수류탄을 잘 던졌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현역 장병과 전역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훈련을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이 선택하는 훈련이 '화생방 훈련'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훈련보다 실제 훈련에 투입되는 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는 훈련인데 군생활의 여러 훈련 중 우리의 뇌리에 박히는 훈련은 화생방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화생방 훈련은 3~5주 차에 진행됩니다.
실제 가스 실습을 하기 전 방동면에 대한 설명과 사용 방법에 대해 실내에서도 학습을 하고, 직접 착용해 보기도 합니다.
이때는 말로만 들었지 화생방 훈련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까짓 거 뭐 1~2분 못 참겠어? 숨 한번 참아보지 뭐? 이런 아니한 생각들로 실내 학습을 하게 됩니다.
화생방 실제 가스 실습이 있는 날이면 육군 훈련소 훈련병들은 가스 실습을 할 수 있는 훈련장으로 도보로 이동하게 됩니다.
사격, 수류탄 훈련장도 마찬가지지만 훈련소의 훈련장들은 항상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60분 정도를 걸어 이동하면 눈앞에 아주 작은 막사 하나 보이는데 바로 이 작은 막사가 훈련 온 모든 훈련병들의 인생 최대의 경험을 하게 될 화생방 실습실입니다.
화생방 실습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방독면 착용 훈련을 하고 있으면 슬슬 CS탄의 하얀 연기가 막사를 채우고 조금씩 연기가 밖으로 새어 나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막사 근처에 있다면 조금이지만 눈이 슬슬 매워오는 느낌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CS탄은 살상력은 가지고 있지 않은 인체에 무해한 가스입니다. 단지 우리의 피부와 눈물샘을 자극하며 코와 목의 점막을 자극하여 눈물, 콧물, 기침과 구토를 유발합니다. 심한 경우 현기증과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합니다. CS 가스의 효과는 CS 가스를 털어버린 후에도 몇 분 동안 지속됩니다. 실제 방독면 착용이 화학전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얼마나 높여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 화생방 훈련에서 만큼은 조금 더 빨리 저 막사를 나올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신속한 정화통 교체 훈련은 나를 위해서, 같이 들어갈 전우조를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게 좋습니다.
화생방 훈련을 시작하면 조를 이뤄 실습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처음 들어갈 때는 방독면을 완벽한 상태로 착용하고 입실하게 됩니다. 입실 후 방독면의 정화통을 분리하여 머리 위로 올리고, 모든 조원이 다 머리 위로 올리면 다시 정화통을 부착하게 됩니다. 정화통을 분리시키는 순간 가스는 방독면 안으로 들어오고 순간 패닉에 빠집니다. 이때 뛰쳐나가는 사람, 누워 뒹구는 사람, 울며 소리 지르는 사람 등 모두 다양한 반응을 보이게 되죠. 사람마다 CS탄에 각기 다른 반응을 하게 됩니다.
실습실 앞에서 대기하면서 뛰쳐나오는 동기들을 보며 나는 저 정도는 아니지 라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문을 두드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몸의 반응이니 부끄러워 마세요. 실습실 훈련은 2분 안쪽으로 진행됩니다.
실습실에서 교육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CS탄의 입자를 날리기 위해 팔 벌려 뛰기, 팔 벌리고 뛰어다니기와 물로 세척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절대로 손으로 얼굴이나 피부를 문지르지 마세요. 콧물, 눈물로 더러워지고, 따갑다고 해서 손으로 문지르면 더 오랫동안 고통스럽습니다.
이렇게 사격, 수류탄과 화생방 훈련을 마치고 나면 훈련소에서의 군기 높은 훈련은 끝이 납니다.
곧 정이든 동기들과 헤어질 날이 다가오게 됩니다.
같이 소리 지르고, 넘어지고, 구르고, 눈물 흘리며 시간을 보낸 동기들은 평생의 친구로 남을 수 있습니다.
힘들더라도 뒤돌아보면 인생의 좋은 추억이 되니 조금만 참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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