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키토스 여행의 2일 차 일정이 시작되었어요.
이전 포스트에서도 소개해 드렸지만 아마존 롯지를 이용하는 경우 전기 사용에 제한이 있어요. 낮시간에 태양광을 이용해서 전기를 축적해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정도만 전기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때 저녁 식사도 하면서 필요한 전자기기의 충전을 해야 합니다.
9시가 지나면 전기사용이 제한되어 불도 꺼지게 되고, 인터넷도 되지 않아서 저절로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됩니다.
불이 꺼지고 나면 본격적으로 아직 잠이 들지 않은 새소리와 개구리와 곤충 소리가 들려옵니다. 유튜브에서 잠이 안 올 때 들으면 좋은 소리라고 해서 나오는 그런 자연의 소리가 들려와요. 잠이 솔솔 옵니다.
그렇게 잠을 잘 자고 나면 2일 차 첫 번째 일정을 위해 5시에 일어났어요. 첫 번째 일정은 아마존 강을 따라 해가 뜨는 모습을 보면서 아마존 강의 아침 모습을 보는 것과 아마존 정글에서 가장 크게 자라는 나무 찾아 가벼운 트레킹입니다.
새벽 일찍 출발하는데 가장 먼저 맞이해준 녀석은 카이만이었어요.
카이만은 아마존을 대표하는 동물 중 하나인데 특히 페루에는 검정 카이만이 살고 있습니다. 보통 카이만은 크기가 작지만 검정 카이만의 경우 4~5m까지 자라는 아마존 생태계의 가장 상위에 위치하는 포식자 중 하나예요.
저희가 본 것은 일반 카이만인데 크기가 매우 작았습니다. 롯지 선착장 주변에 살고 있는데 겁이 매우 많아서 몸 전체를 볼 수는 없었어요.
특히 카이만은 야행성 동물이고 저희가 새벽 일찍 출발해서 아직 어두워서 반짝이는 눈과 악어 특유의 긴 입과 몸통의 형태만 볼 수 있었습니다. 다큐에서 보던 그런 완전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실제 야생에서 내 눈으로 보니 조금 특별했어요.
작은 보트를 타고 아마존 강을 따라 정글의 아침 모습을 보게 됩니다.
새벽 일찍부터 새들은 짝을 지어 아침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생업을 위해 아침 일찍 낚시를 나온 지역 주민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날이 완전히 밝지 않았지만 모두들 매우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평온하게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 모든 일정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침 안개가 강 양 옆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울창하고 높은 나무를 따라 내려앉은 모습과 일출하는 태양의 빛을 받아 조금씩 색이 변해가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너무나도 조용해서 마치 스산한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했습니다. 다시 간다면 이 일정은 매일 아침 해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강을 따라 이동하다가 날이 밝으면 아마존 정글에서 가장 크게 자란다는 나무를 보기 위해서 배를 세운 뒤 10분 정도 정글 안으로 들어갑니다. 날이 조금 밝았어도 아직 나무가 울창한 정글 안으로는 빛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해 조금은 어둡지만 이동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어요.
지금은 건기이지만 땅이 질퍽거리는 곳이 많이 있어서 장화를 신고 이동했습니다. 우기에는 여기가 모두 물에 잠겨서 작은 보트를 타고 이동한다고 하네요.
그 크기가 정말 엄청났어요. 이 나무와 같은 종류로 코스타리카의 밀림에 매우 많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지만 아마존 정글의 나무의 크기가 더 크게 자란다고 합니다. 저희가 서있는 모습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지 아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나무도 아직 다 자란 게 아니라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청년 나무라고 하니 다 큰 나무는 얼마나 클지 궁금하네요.
아침 일찍 정글탐험도 좋지만 역시나 정글의 가장 큰 적은 모기인 것 같아요. 잠시 동안의 정글 체험이었지만 모기들이 굉장히 많이 달라붙어서 계속해서 부채질하고 움직이고, 모기 기피제 바르고 바빴습니다.
가벼운 오전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날이 완전히 밝아서 주위의 식물들과 동물들을 조금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일정을 마치고 롯지로 복귀하면 아침 식사를 하게 됩니다. 호텔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아침은 아니고, 간단한 빵, 잼, 햄과 계란이 나옵니다. 아침을 꼭 드셔야 하시는 분들이라면 로지로 들어오기 전에 이키토스에서 필요한 것을 준비해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침은 보통 8시에 제공이 되고, 오전 일과는 10시 정도에 시작합니다. 그래서 아침을 일찍 먹고 나서 체력 보충을 위해 조금 눈을 붙였습니다.
10시에 맞춰 오전 일정인 원숭이 섬으로 가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원숭이 섬은 야생 원숭이도 볼 수 있고,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녀석들을 보호하는 곳을 방문하게 됩니다.
원숭이들이 신기한 게 물이나 과일을 잘 못 먹어서 탈이난 녀석이 생기게 되면 무리에서 격리시킨다고 합니다. 1주~2주 정도 무리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서 전염을 막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무리에서 이탈한 녀석들이 가끔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와 물도 마시고 농장에서 먹이도 가지고 간다고 합니다.
편하게 보트를 타고 마지막 목적지로도 갈 수 있지만 저희는 정글 탐험을 하면서 도보로 이동해 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장화를 신고, 모기를 피하기 위해서 기피제를 바르고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출발했습니다.
약 1시간 정도 정글 속을 걸어 다니면서 아마존 정글의 식물과 곤충을 관찰해 볼 수 있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곤충은 역시나 나뭇잎을 옮기는 개미들이었습니다. 개미들은 여왕개미가 먹을 식량을 준비하기 위해서 나뭇잎을 절단해서 집으로 가지고 가는 길입니다. 잘라간 나뭇잎에 버섯이 자라나고 그 버섯을 여왕개미가 먹는다고 하네요.
야생 동물들은 워낙 예민하고 부끄럼 움이 많아서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조금씩 그 모습을 볼 수는 있지만 카메라에 담기에는 조금 힘들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영화 타잔에서 타잔이 타고 다니는 덩굴이에요. 매우 튼튼해서 사람이 타도 된다는데 사실 이 덩굴은 나무들에게는 천적이라고 합니다. 나무 주위를 타고 자라나 본래 나무를 죽인다고 하네요.
설명을 들으며 1시간 정도 걸으면 원숭이 섬에 도착합니다. 원숭이 섬 도착 전에는 야생에서 그룹을 지어 이동하는 원숭이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이 무리에서 격리당하는 원숭이들이 강가의 사람들이 지다 다니는 곳으로 내려온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사람들이주는 물도 마시고, 근처 농장의 바나나나 과일들을 먹는다고 해요.
원숭이들은 절대로 강에 내려와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나콘다, 재규어나 카이만과 같은 천적들을 피하기 위해서 나무 위에 고이는 물이나 과일을 통해서 수분을 얻는다고 하네요.
모자란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사람에게 다가와 한잔하는 원숭이들이 귀엽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하네요.
진짜 사람같이 마시네요.
원숭이 섬을 둘러보고 나면 오전 일정이 끝이 납니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일정이지만 정글을 헤치며 걸은지라 매우 힘들었어요. 옷은 이미 땀으로 다 젖었고, 체력은 바닥이 나있었습니다. 다행히 돌아오는 길에는 보트를 타고 올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네요.
저희처럼 정글 체험을 하면서 갈 수도 있고, 편하게 보트만 타고 원숭이들만 보러 갈 수도 있는데 이왕 아마존까지 왔으니 정글 탐험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롯지에 돌아와 샤워를 간단히 마치고 점심식사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롯지의 식사는 풍족하지 않습니다. 그냥 허기진 배를 달랠 정도로 만족해야 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움직인 뒤 먹으니 꿀맛이었어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면 오후 일정이 3시 정도에 시작하는데 오늘은 피라냐 낚시였습니다.
영화에서만 보던 아마존을 대표하는 성격이 포악한 피라냐를 직접 낚아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피라냐를 낚기 위한 미끼는 닭고기를 사용합니다. 특히 기름진 닭 껍질 부분을 사용해야 피라냐를 잘 유인할 수 있다고 하네요.
미끼를 잘 준비해서 낚싯대를 아마존 강으로 던집니다. 워낙 물고기들이 많아서 피라니아를 낚기 위해서는 좀 더 깊이 미끼를 넣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네요. 낚싯대를 넣으면 바로 입질이 옵니다. 그게 피라냐인지 다른 물고기인지는 잘 모르지만 톡톡 치는 느낌이 와요.
입질이 오면 낚아채야 하는데 피라냐가 워낙 빠르게 미끼들을 먹고 달아납니다. 제가 낚시 초보여서 일수도 있지만 너무 빨랐어요. 처음에는 도무지 언제 낚아채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낚아버린 피라냐 한 마리..
이빨이 보이시나요? 저 이빨로 생선이나 죽은 동물의 시체를 물속에서 뜯어먹는다고 하네요. 영화에서 처럼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래도 선뜻 물속으로 들어가기는 두렵더라고요.
한 시간 정도 낚시를 했고, 8마리 정도 잡았습니다. 잡은 피라냐는 롯지로 가지고 와서 먹을 수 있도록 튀겨 주셨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피라냐도 작고, 살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어서 맥주도 시켜서 같이 마셨습니다. 롯지에서도 시원한 맥주를 파는데요 한 병에 10 솔(3천 원)에 팔아서 굳이 이키토스에서 사 가지고 들어올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 아마존 정글 롯지에서의 2일 차 일정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역시 저녁을 먹고 나면 9시 이후로는 소등이 되고 전기가 끊기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됩니다.
첫날보다 많이 걷고 일정이 많아서 금방 잠자리에 들 수 있었습니다.
그럼 3일 차 일정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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