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여행」 '해양 동물의 천국' 바예스타섬이 있는 Paracas(파라카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 중 한 곳이 갈라파고스였습니다. 찰스 다윈에게 종의 기원의 시작이 될 수 있었던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섬이자, 자연과 야생 동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목적지인 갈라파고스를 꼭 가보겠다고 다짐하고 지금도 계획하고 있지만 사실 갈라파고스를 간다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이동하는 것부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타이트한 시간으로 남미를 여행하시는 분들에게는 계획을 짜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진짜 갈라파고스는 아니지만 갈라파고스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페루의 갈라파고스 '바예스타 섬'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바예스타 섬'은 이카에서 리마 방향으로 약 70km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Paracas(파라카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1. 파라카스 숙박
파라카스를 여행하시는 분들은 보통 이카에 머무시면서 데이투어 형식으로 많이 여행 하십니다.
파라카스는 페루 현지에서는 부유층들이 휴가와 파티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가 있습니다. 남미 여행을 하시다 조금은 힘들고 지치셨을 때 한번쯤 럭셔리한 호텔에서 아름다운 파라카스의 절경과 바다를 바라보며 쉬시는 것도 기억에 많이 남으실 것 같습니다.
2. 파라카스 투어 프로그램
파라카스 투어는 이카에서 출발하거나, 파라카스에서 직접 출발합니다. (물론 수도 리마에서 데이투어로 파라카스와 이카 사막을 둘러보는 데이투어도 있습니다.)
파라카스 투어 프로그램은 크게 하프데이 투어와 풀데이 투어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프데이 투어는 파라카스의 꽃인 '바예스타 섬'을 둘러보고 파라카스 마을을 둘러본 뒤 이카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고, 풀데이 투어는 '바예스타 섬'과 함께 아름다운 파라카스의 해안 절경을 볼 수 있는 파라카스 국립 자연보호지구를 함께 둘러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당연히 풀데이 투어를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희는 나스카로 자가운전을 해 이동해야 했는데 야간 운전을 피하기 위해 아쉽게 하프데이 투어를 신청하여 이용했습니다.
A. 파라카스 하프데이투어
파라카스 하프데이 투어는 바예스타 섬을 보트를 타고 둘러보고 파라카스 마을에서 시간을 보낸 뒤 이카로 돌아가는 코스였습니다.
Ballestas Islands(바예스타 섬)은 페루의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해양 동물의 천국인 섬입니다. 이 섬에는 수많은 희귀 새와 바다새, 극지에 살지 않는 펭귄인 훔볼트 펭귄, 물개와 바다사자까지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섬을 채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예스타섬 투어를 위해서는 파라카스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이동합니다.
보트를 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각자 지불하고 같이 투어를 온 그룹끼리 입장을 하게 됩니다. 개별 여행을 통해 입장할 수도 있지만 그룹 투어가 대부분이라 새치기?가 있기 때문에 그룹 투어를 추천합니다.
스피드 보트를 탑승하고,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투어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작은 팁을 드리자면 보트는 선착순으로 입장하지만 가능하다면 보트의 왼쪽 편에 앉는 것이 사진을 찍을 때 조금은 낳은 것 같습니다.
보트를 타고 잔잔한 바다를 달리다 보면 첫 번째 사진 포인트에 다다릅니다. 바로 촛대 모양의 그림이 있는 언덕입니다. 사실 정확히 이 모양이 촛대인지, 선인장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정확히 언제 이 그림이 그려졌는지도 밝혀지지 않고 다양한 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나스카 라인을 그린 고대 문명이 그렸다는 설부터 근대에 들어 유럽과의 무역을 진행하던 선원들이 배들의 진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그렸다는 설까지 다양합니다. 어떤 설이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파라카스 투어 시작의 깊은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한 그림이었습니다.
첫 번째 포인트를 지나 다시 배를 타고 달려 나가면 드디어 바예스타 섬이 눈에 들어옵니다.
섬 주변에 도착하게 되는 모든 배들은 정해진 코스에 따라 섬을 차례차례 돌아가며 해양 동물과 섬을 관찰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반겨주는 해양 동물은 바다 새들입니다. 아열대 가마우지, 페루 팰리컨과 이름 모를 새들까지 정말 많은 새들이 바위산을 꽉꽉 채우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이자 가장 찾기 힘든 동물은 훔볼트 펭귄으로 개체수가 많이 줄고 새들에게 자리를 빼앗겨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잘 찾아봐야 볼 수 있습니다. 저희도 한 마리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자세히 찾아보시면 새들과는 부리의 생김새가 조금 다른 펭귄 한 마리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훔볼트 펭귄을 뒤로한 채 섬 안쪽으로 이동하면 작은 자갈 해변에 물개들이 무리를 지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갔을 때는 매우 평온하게 보였지만 번식기가 되면 굉장히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많이 싸우기도 하고, 가까이 접근하는 게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동물원에서 케이지 안에만 갇혀 있던 물개를 보다가 바다에서 자유롭게 수영하다가 해변에 올라가 쉬는 물개를 보니 뭔가 생동감 있는 진짜 동물이란 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개가 많은 개채수를 자랑하고 있지만 간혹 가다가 바다사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사자를 봤을 때와 비슷하지만 이름에 사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역시나 느긋하고, '이 구역의 왕은 나다'라는 느낌을 풍기며 여유롭게 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바예스타스 섬의 또 다른 모습은 바닷새 배설물이 응고되고 최적된 구아노의 산지입니다. 구아노는 인산이 다량 포함된 천연 비료로 산업혁명 이후 유럽의 인구가 증가하던 1800년대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되었습니다. 구아노는 페루에게 부를 가져다주는 동시에 칠레와의 전쟁으로 이어져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다 주는 드라마틱한 역사적 자원입니다.
바예스타스 섬을 둘러보다 보면 이 구아노 채굴의 현장을 살짝이나마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바예스타스 섬을 40분에서 50분 정도 둘러보고 나면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섬을 둘러보며 다양하고 자유롭게 여유를 즐기는 해양 동물과 같이 호흡하고, 아름다운 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입에서는 작은 탄성이 나오면서 투어는 아쉬운 마음과 함께 끝이 납니다.
B. 파라카스 풀 데이투어
파라카스 풀 데이투어는 하프데이 코스에서 추가적으로 파라카스 국립 자연보호지구를 둘러보게 됩니다.
풀데이 투어는 점심도 포함되어 있어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바예스타스 섬에서 다양한 해양 동물들과의 만남을 즐겼다면 풀데이 투어에서는 건조한 사막지대와 태평양의 만남으로 경이로운 장면을 선사하는 해안절경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파라카스의 해안 절경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경관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리마에서 출발하는 투어도 있으며, 이카와 나스카에서도 출발하는 투어가 있으니 꼭 풀데이 프로그램을 즐겨보세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나스카 라인(나스카 지상화)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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